‘울진 불영사 불연’은 1670년(현존 11) 화원(畵員)으로 추정되는 광현(廣玄), 성열(性悅), 덕진(德眞) 등이 참여해 조성한 2기의 불교의례용 가마로서, 지금까지 알려진 약 20기의 조선 후기 불연(佛輦) 중 형태가 가장 온전하게 남아있는 작품이다. 불연은 불가(佛家)의 불보살, 사리, 경전, 불패, 영가 등 예배의 대상을 의식도량으로 모셔오는 시련의식(侍輦儀式)에서 쓰이는 매우 중요한 의식법구이다. 그러나 현존하는 불연 유물은 모두 임진왜란 이후에 제작된 것이며, 그 중에서도 조성연대를 알 수 있는 유물은 매우 드문 형편이다. 이러한 점에서 ‘울진 불영사 불연’은 2기 모두 1670년이라는 분명한 제작시기와 화주(化主) 학종(學宗)이 좋은 장인을 만나 불연을 제작하게 되는 동기와 배경, 그리고 제작에 동참한 시주자, 불연의 제작자로 추정되는 스님 등이 일목요연하게 기록되어 있어 조선 후기 불교목공예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가 된다. 전체적으로 단아한 균형미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세부 조형에 있어도 나무로 얽어 만든 궁륭형 지붕과 봉황조각, 청판머름 조각, 가마채의 용두장식, 난간 장식 등에서 보이는 조형미와 조각솜씨가 매우 뛰어나다. 특히, 불연의 몸체 주렴(珠簾)에 동경(銅鏡, 거울)을 매달았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사례로, 이는 불상의 양면원경(兩面圓鏡)이나 불화 복장낭(腹藏囊) 앞에 매단 동경과 같이 무명(無明)을 밝혀주는 역할과 불교적 상징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불교 의례 연구에 있어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의례사적 의미가 크다. 이밖에 황동과 주석, 철 등 재료를 달리한 금속재료를 사용해 섬세한 제작의도가 돋보이며, 지붕과 몸체 곳곳의 장석(裝錫)과 보석을 단 장식 등을 통해서도 당대 뛰어난 장인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불교공예품의 정수를 엿볼 수 있다. 조선 후기 불연 중 제작 당시의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제작배경을 소상히 담은 기록이 남아 있고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 사례로는 단연 불영사 불연이 대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