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은 갓을 쓴 듯한 모습 때문에 ‘갓 바위 부처님’이라고도 불린다. 불상과 받침대는 하나의 바위로 만들어졌고 머리 위의 보개*는 별도로 만들어 올린 것이다. 불상 뒤쪽으로는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져 있어 자연스럽게 광배** 역할을 하고 있다. 받침대를 포함한 불상의 전체 높이는 593.9㎝이고, 무릎 너비는 319.6㎝에 달한다. 불상의 손 모양은 왼손을 가부좌한 무릎 위에 올리고 오른손을 무릎 아래로 내린 항마촉지인의 형태이다. 그동안 왼손에 둥근 물건이 올려져 있는 듯 보여 약사여래불로 알려졌으나 최근 삼차원 스캔 조사를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구부려 손바닥 위에 얹고 있는 형태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손가락 표현은 경주 토함산 석굴암 본존불상에서도 나타난다. 불상의 양식은 9세기경 양식이나 하양 지역의 연혁, 인문 지리, 행정 등을 기록한『화성지(花城誌)』에는 신라 선덕 여왕(632~647) 재위 때에 만들어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선본사사지』와 『전통사찰총서』에도 선덕 여왕 7년638에 의현 스님이 조성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 여래 좌상은 오래전부터 영험한 부처로 알려져 있으며, 누구나 이 불상 앞에서 정성껏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특히 불상 위의 보개가 학사모와 비슷하여 불상 앞에서 기도하는 것이 수험생에게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872년에 작성된 지방지도인 「하양현 지도」에도 관암 봉우리 위에 갓을 쓴 불상의 모습으로 또렷이 표현되어 있다. *보개 : 탑이나 불상에서 보륜(寶輪) 위에 덮개 모양을 하고 있는 부분 **광배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하여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원광
문화재 설명
경상북도 경산시 팔공산 남쪽 관봉(冠峰)의 정상에 병풍처럼 둘러 쳐진 암벽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좌불상이다. 관봉을 ‘갓바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것은 이 불상의 머리에 마치 갓을 쓴 듯한 넓적한 돌이 올려져 있어서 유래한 것이다.
민머리 위에는 상투 모양의 머리(육계)가 뚜렷하다. 얼굴은 둥글고 풍만하며 탄력이 있지만, 눈꼬리가 약간 치켜 올라가 있다. 귀는 어깨까지 길게 내려오고 굵고 짧은 목에는 3줄의 주름인 삼도(三道)가 표시되어 있다. 다소 올라간 어깨는 넓고 반듯해서 당당하고 건장하지만 가슴은 평판적이고 신체의 형태는 둔중해진 듯하다. 투박하지만 정교한 두 손은 무릎 위에 올려놓았는데, 오른손 끝이 땅을 향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과 유사한 손모양은 석굴암의 본존불과 닮았다. 그러나 불상의 왼손바닥 안에 조그만 약합을 들고 있는 것이 확실해서 약사여래불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불상이 앉아 있는 대좌(臺座)는 4각형인데 앞면과 옆면으로 옷자락이 내려와 대좌를 덮고 있다. 불상의 뒷면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이 광배의 구실을 하고 있으나, 뒷면의 바위하고는 떨어져 따로 존재하고 있다.
풍만하지만 경직된 얼굴, 형식화된 옷주름, 평판적인 신체는 탄력성이 배제되어 8세기의 불상과는 구별되는 9세기 불상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