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비어천가』는 조선 왕조 목조(穆祖)로부터 태종(太宗)까지 6대의 사적(事跡)과 그에 대응되는 중국 역대 제왕의 사적(事蹟)을 대구로 하여 읊은 노래와 그 주석을 실은 책이다. 125장의 한글가사와 그에 해당하는 한시(漢詩)를 본문으로 하고, 각장마다 주해를 붙인 체재로 되어 있다. 본문은 조선의 건국이 천명에 의한 것임과 후대 임금에게 경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편찬하고 간행한 목적과 그 경위에 대해서는 책에 함께 실려 있는 1445년(세종 27) 정인지(鄭麟趾)의 서문과 권제(權踶) 등의 전문, 그리고 1447년의 최항(崔恒)의 발문에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이들 기록에 따르면 권제, 정인지, 안지 등이 1445년에 본문을 만들었고, 세종이 최항, 박팽년, 강희안 등에게 주해를 덧붙이게 하여 1447년에 간행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용비어천가』의 초간본 중 권3~4부분이다. 비록 권3의 첫 부분과 권4의 말미에 결락이 있지만 다른 부분은 보존상태가 좋고 인쇄상태도 매우 뛰어나다.『용비어천가』는 초간본이 간행된 이후 초간본의 체재를 그대로 따른 중간본으로 3가지 판본이 현전하고 있다.
『용비어천가』는 한글 창제 이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문헌으로 125장의 한글가사는 한글 사용의 가장 오래된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주해 속에 나오는 고유명사, 관직명의 한글 표기는 국어사 연구의 소중한 자료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