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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무정문화재/내가 본 기타문화재 2013. 3. 3. 14:32
학무정
학처럼 살다간 조선의 선비 오윤환 吳潤煥 1872 ~1946
구한말에 태어나 해방 이듬해까지, 전 생애에 걸쳐 청명한 선비의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 속초의 대표적인 학자이자 교육자다. 자는 성빈(聖彬), 호는 매곡(梅谷) 본관은 해주이다.
조선 고종9년(1872)에 속초시 도문동 상도문1리에서 태어난 매곡 오윤환 선생은 어려서부터 한학을 배웠다. 율곡 이이의 사상을 계승한 매곡 선생은 높은 학문의 경지에 도달했으나 관직에 뜻을 두지 않아 벼슬길에는 나아가지 않았다. 대신 마을에서 부모님을 모시며 농사와 학문연구, 제자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다.
3·1운동 때에는 제자들과 함께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하였다가 일본 경찰에 검거되어 옥고를 치렀고 일제의 단발령과 창씨개명에도 절대 굴하지 않고 반대하였다. 강한 주체의식으로 식민지 교육에 반대하는 한문서당을 열어 민족의 뿌리를 잇는 교육에 앞장서기도 하였다. 평생 한복에 상투를 틀고 생활하였는데 고종이 승하하였을 때가 상투를 푼 유일한 날이다.
그는 기록가로서의 면모도 보여주는데 19세 때부터 74세로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까지 일기를 썼다. 55년 동안의 일기는 매곡일기라는 이름으로 모두 3권이 남아 있는데 우리 지역 선비의 일상과 농경생활, 날씨 등을 짐작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매곡 선생은 아침저녁으로 부모님께 문안을 드리는 효행을 실천했고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는 한평생을 두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달 초하루와 보름날에는 부모님의 묘소를 찾았다.
인생의 말년인 1934년에도 상도문리 쌍천 옆 푸른 송림 속에 친척들과 제자들의 협조를 얻어 학무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많은 선비들과 함께 시를 읊고 글을 지었으며 제자들을 가르치는 교육도장으로 삼기도 하였다. 세상 사람들은 그를 ‘매곡처사’ 또는 ‘오학자’라 부르기도 한다.
작품으로는 유봉정(留鳳頂), 상봉정암(上鳳頂庵)이 있다. 1946년 7월에 별세하였다.
한문본인《매곡유고(梅谷遺稿)》는 매곡 선생의 한문시와 여러 글들을 묶어 1980년 건곤 2권으로 출간하였다. 건(乾)에는 매곡선생 영정과 학무정 전경이 수록되어 있으며 어경학의 서문, 7언 자작시 312편, 학정상량문, 학무정서, 학무정기 80편, 외지인 한시 120편이 수록되어 있다.
곤(坤)에는 제문, 묘갈명, 유금강실기, 동년계서문, 선조행장 등이 수록되어 있는 중요한 책자다. 건권에는 신흥사, 계조암, 학무정에 대한 다양한 시문이 수록되어 있으며, 곤권에는 선조의 행장과 지금은 볼 수 없는 묘갈명문들이 수록되어 있어 문헌사료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간행물 > 향토자료 (sokcho-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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