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2076호는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ㆍ사보살입상(公州 甲寺 塑造釋迦如來三佛坐像ㆍ四菩薩立像)’과 복장유물로, 불보살상은 1617년(광해군 9)에 행사(幸思) 등 9명의 조각승이 제작한 총 7존(尊)으로 구성된 대단위 작품이다. 이러한 7존의 형식을 갖춘 불상으로는 갑사 외에 ‘하동 쌍계사 대웅전의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보물 제1378호, 1639년)과 1703년 ‘화엄사 각황전의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1703년) 등이 전해지고 있다. 갑사 석가여래삼불·사보살상의 경우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7존 형식의 불상으로는 현존 최대작(最大作)이자 최고작(最高作)으로서, 진흙으로 만든 소조(塑造) 불상은 평균 높이가 2.5미터이며, 보살상 역시 2미터 이상으로 제작되어 매우 장중한 인상을 준다. 제작기법에 있어서도 17세기 전반 대형 불상에 널리 적용된 소조기법으로서는 가장 빠른 사례에 속한다. 따라서 이 불보살상은 조선 후기 삼불상 및 사보살상 도상 및 제작기법 연구에 기준이 되는 중요한 기준작이라 하겠다. 복장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을 통해 1617년이라는 명확한 제작시기와 행사(幸思)를 비롯한 제작자에 대한 정보가 확인되며, 2,300여명이라는 조선 후기 최대 인원의 시주자들이 참여해 제작한 시대의 역작임을 보여준다. 수조각승 행사는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초반까지 활동한 석준(釋俊), 원오(元悟), 각민(覺敏)의 조각적 전통을 이어 받은 조각승으로, 이 갑사 불상은 그가 참여한 가장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평가 할만하다. 역삼각형의 갸름한 얼굴에 우뚝한 삼각형의 콧날에서 행사 작품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고, 장대하고 늠름한 자세와 안정된 비례, 기백이 넘치는 표현 등에서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대형불상들에서 보이는 시대적 특징이 잘 반영되어 있다. 시주자들 역시 1630년대 금산사 중창불사를 주도한 수문대사(守文大師)를 비롯해, 현진ㆍ응원ㆍ법령 등 당대의 대표적 조각승들이 시주자로 참여해 불사를 지원했다는 점에서 당시 조각승들의 교류와 협력, 이 시기 불교 관련 인물들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크게 기여할 작품이다. 소조관세음보살입상에서 발견된 복장유물 7건 263점 역시 처음 조성 당시의 현황에서 변형되지 않고 온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학술적ㆍ역사적ㆍ예술적 가치가 있는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사보살입상과 함께 보물로 지정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 |